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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블린 하나가 이렇게 무서울 줄은 몰랐다, 그림갈의 세계

오봉붕 2025. 12. 2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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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지 않아서 더 아픈 이세계 이야기




재와 환상의 그림갈을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말하면 기대했던 이세계물과는 많이 달랐다. 각성도 없고, 치트도 없고, 설명 친절한 시스템도 없다. 그냥 낯선 세계에 떨어진 아이들이 먹고살기 위해 모험가가 되었을 뿐이다. 전투 장면은 멋지기보다 버겁고, 승리는 늘 간신히 얻어진다. 그래서 답답했다. 왜 이렇게까지 약하게 그릴까 싶었고, 왜 이렇게 전개가 느릴까 짜증도 났다. 하지만 그 답답함이 이 작품의 정체성이었다는 걸, 몇 화 지나서야 알게 됐다.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마음을 건드린 건 상실 이후였다. 누군가의 죽음이 계기가 되어 모두가 갑자기 강해지는 전개를 기대했지만, 그림갈은 그러지 않았다. 슬픔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무너진다. 란타의 가벼운 농담도, 하리히로의 끝없는 고민도 다 이해가 가서 더 괴로웠다. 이 애니는 감정을 억지로 끌어올리지 않는다. 그냥 가만히 보여준다. 그래서 보고 있으면 내 감정까지 같이 가라앉는다.


다 보고 나서도 이 작품이 재미있었냐고 묻는다면, 선뜻 그렇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분명 지루한 순간도 있었고, 다시 정주행할 용기가 나지 않을 때도 있다. 하지만 “기억에 남는 애니냐”고 묻는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림갈은 영웅담이 아니라 생존기였고, 환상이 아니라 현실에 가까운 이야기였다. 잘하지 못해도, 겁을 먹어도, 그래도 한 발씩 나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때의 나와 닮아 있어서 오래 마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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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다 생각하면서도 계속 보게 된 진화의 열매 - https://essay6505.tistory.com/m/1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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